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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설

[칼럼] 누가 평범한 가정주부를 아스팔트로 내몰았는가, 국회는 도대체 언제까지 숨을 것인가

[팩트신문 칼럼 = 발행인 이상혁]

대장동 항소 포기라는 검찰의 결정은 사법 정의에 대한 국민의 마지막 믿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 흔들린 자리 한가운데에서 지금 보건학문&인권연구소 김문희 대표가 엿새째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신자유연대, 서민을위한변호사모임 등과 함께 시민이 피해자가 되고 정치가 방관자로 변한 이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서로의 몸을 던지고 있다.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싸움이기에 이들은 스스로 그 자리에 섰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도대체 누가 평범한 가정주부를 아스팔트로 내몰았는가. 아이 챙기고 가족 돌보며 살던 사람이 왜 국회 앞에서 굶어야 하는가.

왜 시민이 먼저 쓰러지고 있는데 정치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가.

 

대장동 사건은 이미  의혹을 넘어 국가의 공정성과 정의를 시험하는 상징이 됐다. 그런데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고 국회는 각종 논란을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국민이 묻고 따지는 순간에도 국회의 책임 있는 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책임을 밀어내고 있다.

그래서 김문희 대표와 단식단이 자리한 이 싸움은 개인의 분노가 아니라 국민의 탄식이자 시대의 절규다. 최근 단식장을 찾은 나경원 의원, 김문수 전 지사 등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이 위로와 감사를 전했다지만, 단식장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이것이다. 말의 위로보다 행동의 책임이 먼저라는 사실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인의 조문식 방문이나 형식적인 격려가 아니라 국회의원 전원의 참여다. 의원들이야말로 법의 허리를 바로 세워야 할 최전선에 선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국민만 전선으로 내몰려야 하는가. 더 이상 입으로 정의를 말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 행동하지 않는 책임은 책임이 아니다. 국회의원 전원은 이제 단식장으로 나와야 한다. 시민이 굶고 있는데 정치가 편히 앉아 있을 자리는 없다. 국회 스스로 직무유기를 논하기 전에 자기 손으로 먼저 정의를 잡으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이번 단식 투쟁은 이미 하나의 결심을 넘어 전국적 저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체들은 전국 254개 지역 릴레이 행동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고, 각 지방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까지 예고했다. 국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시민이 다시 거리에서 쓰러지고 있는데 정치가 또다시 숨는다면 그것은 직무유기가 아니라 직무포기다. 김문희 대표와 단식단의 요구는 거창하지 않다. 정의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으라는 것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지켜지지 않은 그 한가지를 위해 평범한 시민들이 다시 아스팔트에 앉았다. 누구라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가 이들을 여기까지 몰아냈는가. 그리고 지금 국회는 어디에 있는가. 국민은 더 이상 말로만 정의를 말하는 정치인을 믿지 않는다. 행동하지 않는 정의는 정의가 아니며, 시민이 먼저 쓰러지는 정치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이제 국회가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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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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