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회의원(구미시 갑) 심학봉 칼럼] 2002년 초, 구미시 투자통상과 H과장과 계장이 과천 산업자원부 디지털전자과로 찾아왔다. 전자공고 동문을 수소문해서 기술고시에 합격하고 공무원으로 근무한다는 것을 알고 찾아왔다고 했다. 사실 필자는 1981년 고등학교 졸업 이후 구미를 철저히 외면하고 살았다. 아침 6시 점호, 애국가 4절까지 제창, 운동장 5바퀴 구보, 밤 10시 점호까지, 3년 내내 이어진 17살 소년병 같은 기숙사 생활이 싫었고, 힘든 학교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동기 2명의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명절에 고향 포항을 가기 위해 구미를 지날 때면 고개를 돌리고 갔던, 그런 미움의 도시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도와줄 것도 없고 도와줄 마음도 없으니 돌아가시라고 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몇 시간이 지나도 자리를 뜨지 않고 끈질기게 이야기를 풀어놓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 대구(섬유산업), 부산(신발산업), 광주(광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었고, 경북 지역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산자부가 KDI에 가칭 '구미연구단지 조성에 관한 타당성 용역'을 의뢰한 상황이었다
[팩트신문 = 이상혁 발행인]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팹(FAB·생산공장) 건설 방향이 전라도와 광주 등 타 지역을 중심으로 논의되면서, 구미의 경제적 소외감과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다. 냉정하게 바라보자면, 이미 거대한 정치·경제적 흐름 속에서 대형 전(前)공정 라인을 구미로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기업의 전공정 유치가 어렵다고 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구미 반도체의 미래까지 포기할 수는 없다. 일찍이 심학봉 전 국회의원이 혜안을 가지고 기고했듯, 우리가 지금 고개를 돌려 치열하게 준비해야 할 곳은 바로 반도체 ‘후(後)공정(패키징 및 테스트)’ 시장이다. 초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패러다임은 첨단 후공정 기술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전공정이 반도체의 기반을 다지는 일이라면, 후공정은 그 반도체에 생명을 불어넣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핵심 전장이다. 구미가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포착하고 ‘반도체 후공정 특화공단’을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면, 이는 대안을 넘어 구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구미 정치권의 ‘초당적 협의체’ 구성이다
[팩트신문 칼럼= 이상혁 발행인] 국가 첨단전략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팹 유치를 두고 전국의 지자체가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구미시의 행보에 지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김장호 구미시장은 대기업 유치와 구미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해 공단 분양가 1000원이라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업의 초기 투자 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춰서라도 구미를 대한민국 반도체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절박함의 발로다. 그러나 정작 이 절박함에 힘을 보태야 할 정치권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구미에 반도체가 들어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겉으로는 동감의 뜻을 표하면서도, 뒤돌아서면 사전 허락을 맡았느니, 합의를 거쳤느니 하는 절차상의 꼬투리를 잡아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다. 마치 대기업 유치가 실패하기만을 기다리는 듯한, 혹은 상대의 성과를 깎아내리기 위해 깨춤을 추는 듯한 구태 정치는 지켜보는 구미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치권의 오만과 기회주의도 도를 넘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공치사나, 유치 성과가 가시화되면 그제야 숟가락을 얹으려는 눈치 보기 세력들은 구미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전 국회의원 심학봉 칼럼] 정부가 호남·충청권을 중심으로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북 산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최종 발표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논의에서 TK가 사실상 배제되고 있다는 우려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순한 공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20~30년 동안 지역 경제의 체력을 결정짓는 국가전략산업이다. 지금 이 논의에서 경북이 빠진다면, 그 공백은 청년 일자리와 기업 투자 경쟁력에 10년, 20년에 걸쳐 깊은 상처로 남을 것이다. 경북 정치권은 이를 생존을 위한 전쟁으로 인식해야 한다. 경북은 이미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다 경북이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에서 빠질 이유는 없다. 구미는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소재·부품 산업 기반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비수도권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이미 지정되어 있다. SK실트론과 LG이노텍의 생산거점도 구미고, 반도체 패키징 기판 등 첨단 제조 기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지역 또한 구미다. 더욱이 반도체 클러스트의 핵심인프라인 전력 공금도 최근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
[팩트신문 칼럼= 이상혁 발행인] 성주군수 선거 과정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됐던 ‘농촌기본소득 월 20만 원 지급’ 공약을 두고 군민들의 불만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선거 당시에는 마치 당장이라도 실현될 것처럼 요란하게 포장됐지만, 막상 선거후 들여다보니 현실적인 추진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표를 얻기 위해 던진 감언이설의 대가는 고스란히 군민들의 허탈감과 배신감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선거 때는 국비와 도비를 확보해 문제없이 추진할 수 있다고 호언장엄하더니, 이제 와서 알아보니 정부 승인부터 예산 확보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며,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이었다면 애초에 군민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린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무책임한 재원 조달 계획에 있다. 총 사업비 1,000억 원 중 국비 400억 원과 도비 300억 원을 유치하고 군비 300억 원을 보태겠다는 구상이지만, 정작 국·도비 확보 여부는 성주군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의 부합 여부, 까다로운 심사, 그리고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절차 등을 모두
[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구미의 성장을 주도하며 이른바 ‘구미 정치 1번지’라 불리는 강동지역. 인동을 비롯한 이 역동적인 도시의 한편에는 시대착오적인 유령이 여전히 배회하고 있다. 바로 외지 출신 정착민들을 소외시키는 지독한 ‘지역 보신주의’와 ‘혈통 우월주의’,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공고한 ‘텃세’다. 지방자치 시대와 글로벌 시대를 외치는 21세기에도 이곳에서는 어디서 태어나고 자랐는지가 여전히 주류와 비주류를 가르는 절대적 기준이 된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우리 동네에서 나고 자란 아무개”라는 혈통주의 슬로건을 앞세운다. 정작 이 지역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순수 토박이 인구는 5~7% 안팎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단 5%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90%가 넘는 이주민들의 가슴에 ‘타지인’이라는 낙인을 찍는 웃지 못할 촌극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폐쇄적인 분위기는 지역 사회와 단체 활동 전반을 멍들게 한다. 정작 지역 발전을 위해 궂은일, 힘들고 표나지 않는 봉사활동을 도맡아 하는 이들은 타지에서 온 이주민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막상 공을 치하받는 자리나 각종 행사의 가장 빛나는 앞자리는 늘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랐
[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지방의회 안팎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권력의 향방에 따라 당적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일부 정치인들의 '고무줄 행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정반대의 정당을 오가며 의정 활동을 펼치는 이른바 '철새 정치'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당적을 변경하는 정치인들은 흔히 "지역 발전을 위한 선택"이라거나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른 용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주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매섭기만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향하는 정강·정책과 가치관이 엄연히 다른 정당이기에 뚜렷한 가치관의 변화나 사상적 고뇌에 대한 소명도 없이 정당을 갈아타는 행태는 결국 개인의 정치적 생존과 차기 공천만을 염두에 둔 기회주의적 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 시민은 "어제까지는 상대 정당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그 정당의 옷을 입고 나와 다른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실망을 넘어 황당함을 느낀다"며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소신이나 철학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지방의회 주변에서는 이러한 당적 변경이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이나 유력 정치인에게 줄을 서기 위
[팩트신문 = 이상혁] 지방선거의 계절이면 대한민국은 각 후보의 선거 사무실로 활기를 띤다. 각지역의 미래를 바꾸겠다는 호기로운 포부와 시민을 향한 절절한 읍소가 연일 거리마다 울려 퍼진다. 그러나 후보를 둘러싼 선거 캠프 내부를 들여다보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오직 ‘당선’이라는 권력의 단맛만을 쫓아 모여든 일부 캠프 인사들의 안일하고도 기회주의적인 사고가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캠프는 후보의 철학과 정책을 시민에게 전달하고, 지역의 세밀한 현안을 정책으로 엮어내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각지역의 일부 선거 캠프는 어떠한가. 지역의 직면한 인구 감소 문제, 지역 경제 침체, 소외된 민생 현안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후보자의 심기만 살피는 ‘코드 맞추기’와 당선 후 지분을 챙기려는 ‘줄 서기’ 경쟁만이 치열할 뿐이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안일함이다.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혹은 유력 후보의 곁에만 서 있으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오만한 착각에 빠져 있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현장을 누비기보다, 후보자를 앞세워 사익을 도모하거나 향후 이권에 개입할 궁리만 하는 기회주의적 행태가
[칼럼] 심학봉 前국회의원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경북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통계 자료가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제조업 비중, 즉 전국 제조업에서 경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12.5%를 정점으로 2010년 11.1%, 2016년 9.8%, 2022년 7.79%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주력산업의 국내외 이전, 판교·용인 등 수도권으로의 신산업 집중화가 주요 원인이다. 이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경북 제조업이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구조적·추세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산업정책을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 해법으로 나는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 조성을 제안한다. 기존의 산업벨트가 산업단지와 도로망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에 머물렀다면,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는 산업단지, 비즈니스 기능, 교통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광역 산업혁신 전략이다. 이를 통해 기존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경북산업비즈니스벨트는 도시별 생산 기능과 연구개발 기능을 연하고, 사업화·금융·데이터 플랫폼 등 비즈니스 기능을 융합하며, 도시 간 물류와 인적 교류
[팩트신문 = 이상혁 기자] 과거 박근혜 정부가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려 했을 당시 언론들은 일제히 서민증세 꼼수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야당 시절 노무현 정부의 담뱃값 인상을 두고 소주와 담배는 서민이 애용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절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던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환해 내로남불 프레임을 씌우고 증세 반대 여론에 불을 지폈던 것이 바로 우리 언론들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보건복지부가 현재 4500원인 담뱃값을 OECD 평균 수준인 1만 원 가까이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했음에도 언론의 태도는 기묘할 정도로 차분하다. 실질적인 인상 폭이 무려 5500원에 달하고 술에까지 건강증진부담금을 새로 부과하겠다는 유례없는 대책이 나왔지만, 과거의 날 선 비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서민 증세라는 단어 대신 국민 건강 증진이나 흡연율 감소라는 정부 측 명분을 그대로 받아쓰며 오히려 한국 담뱃값이 너무 싸다는 논리로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매체까지 등장했다. 이는 대한민국 주류 언론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권이 누구냐에 따라 같은 성격의 정책을 두고 한쪽은 증세 폭거로, 다른 한쪽은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