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신문 칼럼= 이상혁 발행인]
지방의회는 본래 집행부를 견제하라고 존재한다. 예산을 감시하고, 정책을 따져 묻고, 시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것을 좀더 시민과 더욱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라는 것이 의회의 존재 이유다. 그런데 지금 일부 지방의회는 그 본분을 잊은채 스스로를 통제받지 않는 권력처럼 착각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지방의원 역시 선출직이다. 시민이 투표로 뽑았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시민이 직접 뽑았다는 이유로 더 이상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되어버리는 순간, 지방의회는 감시자가 아니라 또 다른 권력이 된다. 집행부를 감시해야할 의회가 시민의 감시 사각지대에 들어가는 순간, 권력은 반드시 썩는다. 이건 정치의 역사에서 단 한번도 예외가 없었다.
더 심각한 것은 내부에서 굳어지고 있는 구조다. 서로를 건드리지 않는 침묵, 불편한 사안은 덮고 가는 암묵적 합의, 자리와 영향력을 지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 그들만의 못된 카르텔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시민 앞에서는 개혁을 말하지만, 내부에서는 서로를 보호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그 조직은 이미 공적 기관이 아니라 폐쇄적 이익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선출직들의 초심이라는 말도 이제는 그냥 단어일 뿐이다.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 낮은 자세로 봉사하겠다, 투명하게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말들은 선거철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그 말들은 기록속의 문장으로만 남는다. 입으로만 떠드는 초심이 반복되는 순간, 정치에 대한 시민 신뢰는 무너진다.
일부에서는 다음 선거에 나가지 않는다, 남은 임기만 채우고 나가겠다. 건들지마라. 라는 황당한 행동과 발언까지 하는 덜 된 사람까지 등장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 순간 의정활동은 시민을 위한 공적 책무가 아니라 개인 일정과 개인 감정만 푸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본연의 일은 물론 하지 않고, 회의 출석도 하지 않고 개인일 보러 다니고, 문제는 알면서도 건드리지 않고, 불편한 진실은 외면하는 의회. 그런 의회는 시민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 세금으로 유지되고 시민을 기만하는 폐쇄 조직일 뿐이다.
이제 질문은 간단해진다. 의회를 누가 감시할 것인가. 답은 다시 시민이다. 시민이 뽑았다면 시민이 감시해야 한다. 시민이 권력을 맡겼다면 시민이 회수할 준비도 해야 한다. 지방의회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의정활동을 기록하고, 출석과 발언, 예산 심의 태도까지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시민 감시 조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건 정치 싸움이 아니다. 진영 문제도 아니다. 세금 문제이고, 지역의 미래 문제다. 권력은 감시받을 때 가장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시민 위에 서려고 한다.
지방의회가 시민 위에 서는 순간, 그 의회는 이미 존재 이유를 잃은 것이다. 시민은 더 이상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제는 지켜보는 시민에서, 기록하는 시민으로, 평가하는 시민으로, 행동하는 시민으로 바뀌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