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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설

가뭄에 시들어 가는 희망의 싹들

- 이미 0.7% 차이의 벽은 무너졌다 -

[팩트신문 칼럼=경기취재본부장 이상헌]

 

대부분의 언론은 보수라 하고, jtbc/mbn 들은 극우라 칭하고 있지만, 스스로는 자유우파로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끈질기게 태극기 집회를 이어온 세력들은 지난 대선에서 좌파 후보인 이재명에게 대항마로서 최선이 아닌 차선(차악?)의 대안으로 우파 내부의 치열한 논쟁을 거쳐 결국 윤석열을 선택, 중도 우파 세력과 연대하여, 여전히 박근혜 탄핵과 촛불 시위의 정당성에 동조하는 중도 좌파와 연대한 이재명과의 치열한 투쟁을 거쳐~ 대장동과 이재명의개인적 약점, 법카 이슈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김건희에 관련된 네거티브로 호재들이 상쇄되어 0.73%의 신승을 거두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되었다. 여하간 이재명 좌파의 권력 승계를 막았다는 점에선 유의미한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윤석열이 박근혜를 4년여 영어 생활을 하게 하고, 이재수 장군 등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가고, 남재준 등 200여명에 대해 사법적으로 단죄하며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충실한 정치보복의 칼잽이 역할을 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을(김건희 스스로 尹이 文의 충신이라고 自認) 우파가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국힘당 내부에 이재명에게 맞설 만한 代案이 없었고, 당시 尹이 조국을 감싸오던 文에게 맞서는 행태를 보여 많은 중도층의 지지 역시 끌어 올 수 있다는 정치공학적 계산이 힘을 얻은 결과이다. 쉽게 말해, 이뻐서가 아니라 이재명이 더 밉기에 어쩔 수 없이 지지해 준 것이다.

 

하지만, 윤대통령의 평소 개인적 정치 성향이나 정체성이 순수 우파(박근혜를 지지하는)의 그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고, 그의 측근이나 정치적 기반이 되고 있는 여당의 주류세력이 정치적 이념의 추구 대신에 웰빙 성향에다 권력의 획득과 유지에만 관심이 있는 탄핵 찬성 세력이며, 더구나 국회의 2/3 압도적 다수 세력과 좌파 언론에 포위되어 그들과의 타협 혹은 승인이 없으면 사실상 식물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는 정치적 현실이다.

 

대통령 임기 시작후에 김건희를 활용한 가십거리를 재생산하여 친정권 언론을 통한 홍보 활동으로 일반 중도 서민들과의 스킨쉽을 늘려가는 점이나, 권양숙 김정숙을 예방한다든가, 대통령 기자실을 자주 방문하여 언론과의 허니문 기간을 연장하려는 노력들이 식물 정권이 되지 않으려는 윤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으로 보겠다.

 

하지만, 지역적으론 TK, 태극기 집회 지지 세력이 중심이 된 순수 자유우파 민중들은 자신들이 윤정권 탄생의 대주주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비해, 위에 언급된 尹統의 행보에 더해 소속 당 국회의원을 모두 이끌고 광주에 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노무현 추모식에 대거 참석하고, 518/ 416세월호/ 4.3 제주반란/ 여수순천 반란 사건등 좌파가 신성시하는 어젠다에 협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尹정부의 입장에 대해 적지 않은 실망과 분노, 좌절을 감추고 관망하는 중이다.

 

특히, 자유우파 세력들이 기대했던 文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부패 비리 적폐, 무엇보다 촛불 정권이 우파 정권에 대해 저지른 정치 보복에 대한 단죄와, 정상화/회복에 대한 윤대통령 정부의 속전 속결의 단호한 의지가 가시화 되지 않음에 대해 답답해 하며 실망/분노/좌절이 뒤섞인 감정을 집권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표출을 자제하고 있다.

 

대통령은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2년후 도래할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얻어 정책 추진의 동력을 얻으려는 계획을 당연히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같은 산토끼+집토끼 모두 품으려는 어정쩡한 전략은 실효성에 적지 않은 의문이 든다. 서유럽의 좌파는 유연성이 뛰어나서 시대 상황에 따라 쉽게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의 좌파는 특정 지역 출신의 우파 정권에 대한 뿌리깊은 혐오와 연계되어 쉽사리 바뀌지 않고 견고한 특성을 지닌다. 만약 尹정권이 자유우파를 지금과 같이 국민통합이란 미명하에 실망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2년후 자유우파 세력의 반발과 방관으로 인한 총선 참패로 이어져 임기말까지 레임덕을 처절히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자유우파가 가졌던 희망과 기대의 싹들이 이미 시들어 가고 있고, 좀 이르다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5년후에 꽃피울 새싹을찾고 있다는 점을 대통령은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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